꾸준한 글쓰기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가상화폐) 용어에 대한 소고

배몽한 2021. 4. 24. 18:15

Photo by André François McKenzie on Unsplash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말하느냐에 따라 표현되는 단어, 문장이 얼핏 보면 같지만 엄연히 다르게 구현될 수 있는 것이지요. 개인의 생각 또는 특정 이해관계에 따라 사용되는 어휘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감자인 '비트코인'과 관련하여, 혹자는 '디지털 자산'으로 간주하고, 또 어떤 이들은 '암호화폐(가상화폐)'라고 규정합니다. 한 예로, 4대 코인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는 거래소명을 '가장 신뢰받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로 지칭합니다. 반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 인정 못한다,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다" 라고 표현합니다. 이렇듯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어휘 선택이겠습니다.

 

'가상'의 사전적 정의로는 한자에 따라 약간의 의미 차이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 거짓 형상을 의미합니다. 대중의 코인 거래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업비트 입장에서는 거래 매개물을 '가상'으로 지칭하고 싶지는 않겠습니다. 가치를 떨어뜨리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어려운 것이죠. 

 

반면 은성수 금융위원장 및 정부 입장에서 이런 실물이 없는 불분명한 것은 적으로 간주됩니다. 이에 디지털 자산이라는 용어보다는 '가상화폐'라는 단어가 더 적합한 것이겠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에서 '가상화폐는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코인은 '규제' 되어야할 대상이겠지만, 새롭게 생겨난 자산이기에 아직 어떠한 규범도 정해진 것이 없었죠. 21년 되어서야 코인에 대한 세금 과세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양 쪽의 입장을 이해합니다만, 상호 존중의 자세도 필요하겠습니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부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만큼은 초래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