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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계의 대표적인 1세대 경영자, 정주영(현대그룹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

배몽한 2021. 3. 15. 23:37

정주영 회장

"정 회장은 창의적인 사고, 결단력, 실행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었다."

 

"특히 경영자들은 사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장기 비전이 뚜렸했다."

 

"정 회장은 국제협력위원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글로벌 감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이 위원회를 활용해 영국에 가서 영국의 거물 경제인들 뿐만 아니라 장관도 만나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만났다. 영국 포드의 최고 기술자였던 조지 턴볼을 현대자동차 임원으로 영입하고 외국의 조선 기술자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도 국제협력위원회의 활동이 효과를 발휘했다. 당시 유렵에 가면 한국의 다른 기업인은 몰라도 현대 정주영 회장은 유명한 인사였다."

 

"미국이 '수퍼301조'를 내세워 한국 제품의 미국 수출을 규제할 때에는 현대그룹 일을 제껴두고 미국에 2~3주 동안 묵으면서 한-미 통상 환경 개선을 위해 민간외교 활동을 했다. 유럽과의 관계가 껄끄러울 때도 정 회장은 자신이 직접 나서기를 원했다.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었다."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

뛰어난 창의력

"한국의 중동 진출, 경부고속도로 건설, 자동차 독자 개발, 조선사업, 88 서울올림픽 유치 등 정 회장이 한 일은 모두 당시에 상식적으로 가능했던 일이 하나도 없다. 올림픽에 앞서 한강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강 북쪽의 강북도로와 남쪽의 88도로 건설도 정주영 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들었다. 한강 준설 작업을 하면 한강 바닥도 깊어져 홍수 때 범람을 막을 수 있고, 준설 과정에서 나온 모래를 도로 공사에 쓸 수 있으며, 남은 모래는 팔아 도로 공사비로 충당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들었다."

 

"정 회장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무한한 힘을 신봉하고 철저히 실천한 사람이었다."

 

"그는 신문 사설을 열심히 읽었다. 자신은 바빠서 연구할 시간이 없지만 신문사 기자들은 매일 연구해서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이 매일 매일 쏟아지는 뉴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만 골라서 정리해 놓은 것이 신문 사설이니, 사설 만큼 좋은 정보가 어디에 있겠냐고 했다. 정 회장은 신문 사설을 매일 읽고, 시간이 없을 때에는 신문에서 오려 낸 뒤 차안에서 이동할 때 읽곤 했다. 또 경제인보다 경제학자, 경영학자, 미래학자를 만나서 세계의 장기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봐, 해봤어?

"정 회장은 자신이 판단하기에 타당성이 있고 해야 할 일이라면 중간 관리자들의 결정을 생략하고 자기가 직접 결정해 밀어부쳤다. "

 

"부정적인 생각에 좌우되면 있는 길도 안보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없던 길도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런 파격적인 발상을 과감하게 밀어부치는 실천력이 있었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갔다."

 

"기업가 정신은 불확실성이라는 안개 너머 존재하는 사업 기회를 간파한 뒤 과감하게 도전하고 거기에 필요한 사람과 자원을 동원하는 리더십과 결행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 회장은 조선과 자동차 분야에서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해 큰 업적을 이뤘다고 피터 드러커는 평가했다. 앞으로는 정 회장의 DNA를 비롯해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포드, 카네기, 록펠러, 웰치 등 미국의 역사적인 경영자들 성공 배경에는 모두 미국이라는 엄청난 시장 기반과 자원이 있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아무런 지지 기반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드러커가 높이 평가했다."

 

사업보다 국가가 우선

"자신의 사업보다도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애국지사적인 기업인이다."

"현대건설은 중동 건설 붐이 한참 지난 뒤에 주식 공개를 했다. 중동 건설 당시 주식 공개를 했다면 더 큰 돈을 끌어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정 회장은 주식 공개를 늦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식 투자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을 만들고 성공시킨 사람들은 열사에서 고생을 하며 중동에서 일한 노동자들인데, 왜 그 열매를 다 돈 가진 사람에게 주느냐.' 주가가 한창 뜰 때 주식을 공개할 경우 돈 있는 주식 투자자들이 사서 큰 이익을 가로채 갈까봐 경계한 것이다. 정회장은 대신 주식을 공개해서 얻는 수익의 50%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며 아산재단을 만들었다. 아산재단은 서울 뿐 아니라 채산성이 전혀 없는 단양, 강릉 등 전국 지방 6곳의 오지에 병원을 지었다. 그래서 그 곳의 노동자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지역 병원에서 못 고치면 시설이 나은 서울로 데려와 병을 고치게 했다."

 

"인간의 4대 비극이란 첫째, 배고파 굶어 죽는 것, 둘째,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것, 셋째, 자식이 똑똑해도 못 가르쳐 빈곤을 대물림하는 것, 넷째, 약값 몇 푼이 없어서 나을 병도 못 고치고 죽는 것이라 했다. 정 회장은 이런 비극들을 우리 기업이 앞장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 국민들이 모두 더불어 잘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철인 체력

"정 회장은 평생 동안 차에서 타거나 내릴 때 직접 차문을 열고 닫았다. 부축을 받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건강관리를 위해 별도 운동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평생동안 새벽에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근했다."

 

3~4세 경영자들에게 부족한 점

"소비재와 중공업에 주력했던 창업자 세대와 달리 지금 경영자들은 컴퓨터와 5G(세대) 통신,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다. 다만 기업 경영의 대상이 되는 주력 산업이 컴퓨터, 반도체,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첨단 기술들은 경영자의 창의력과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경영자들이 기술 경쟁에 쫓겨 너무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 비전을 가져야 한다."

 

※ 기사 원문